motd feat. RMK Soft Brown, 에스쁘아 익스포즈, 아멜리 망고틴트 뷰티

"애물단지" motd. 갑자기 "애물단지"의 정확한 뜻과 어원이 알고 싶어져서 검색해 본 결과, 국립 국어원 피셜로는 어원이 불명확하다고 한다. 하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다른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부모보다 먼저 죽은 아이를 "애물"이라고 하며, 그 아이를 묻기 위해 단지에 넣게 되는데 그것이 "애물단지", 즉 떠나보내야 하는데 떠나보내지 못하는 것을 애물단지라고 부른다고 하는 소스도 있다. (약간 짠하기도 하고 그로테스크하기도 하고.)

문제는 오늘만 몇 개 쓰고 버리려고 가져온 화장품들이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는데에 있다. 특히 VDL의 초코초코나 에스쁘아의 익스포즈를 버릴 생각에 신났는데 발라보니까 갈등하게 된다. 중학교 때 담임선생님이 항상 잘 블렌딩 되지 않은 주황색 아이 섀도우를 쓰신 모습이 부담스러워서 반 무의식적으로 주황색아이 섀도우를 피해왔는데, 초코초코는 약간 오렌지 브라운이고 익스포즈도 피치색인지라 잘 안써왔다. 그런데 오늘 둘다 발라보니까 또 괜찮네. 버리는 것은 일단 보류하겠다.

그리고 억지로 꾸역꾸역 써오던 입생로랑 볼륍떼 쉬어 캔디 (5번 mouthwatering berry였나 그랬을 것이다)도 아멜리의 망고틴트와 섞으니 아니 왠걸 너무 예쁜 다홍색이 되고야 말았다. 아멜리랑 제대로 녹여서 섞어서 다시 통에 넣어 굳히고 싶을 정도로 괜찮은 조합이었다. 아멜리 왜 망했니 (라고 하지만 내가 많이 안사줬으니까 할말 없긴하다.) 아멜리의 플랫립스 진짜 색감 하나는 최고였는데. 뱀파이어도 그렇고 다른 색도 끌리는게 참 많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루미꼬의 인지니어스 젤리 치크스 JE-05 소프트 브라운역시 쳐박아 뒀다가 얼마전에 다시 꺼냈는데 아니 왜 아름답죠? 약간 탄빵같기도 하지만 건강한 느낌도 나고... 아무래도 전체적인 화장을 주황색으로 잡아주니까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나스의 에디토리얼만 보고 감탄하느라 자꾸 여러가지 상충하는 색을 쓰면서 내 얼굴에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곤 했는데 motd를 꾸준히 하다 보니까 단색으로 화장하는 편이 실패도 적음을 점점 체화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톤"이니 하는 것도 그런게 아닐까. 물론 사람의 피부톤 등에 따라서 잘 받고 덜 받고 하는 색들이 있긴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일단 "너는 XX톤이야" 하고 정해준 후에 그 톤안에서 색들을 고르면 얼굴이 전체적으로 조화롭게 보이고 잘 어울려 보이는 것, 그래서 만족감을 주는 것도 분명 있을 것 같다. 이를 크게 느낀 것이 완전 노메이크업으로 샤넬에 가서 립스틱을 발라봤었는데 (잘 기억은 안나지만) 분명 바를 때는 얼굴에 잘 어울리는 핑크가 살짝 도는 베이지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서 아이 쿼드 로드무비 Road Movie 의 파란색과 청록색을 눈에 발랐더니 갑자기 베이지였던 립의 분홍색이 엄청 튀어나오면서 색이 동동 뜨는 것 처럼 보였다. 나만 그렇게 느낀게 아니라 같이 간 친구도 신기해할 정도로 차이가 눈에 보였다. (반대로 눈에 파란색을 발라서 핑크를 끌어내야 그 립스틱이 어울려 보이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물론 단일 톤으로만 화장할 필요는 없다. 모두가 실패하지 않기 위해 한가지 톤만 고수한다면 메이크업의 재미가 반감될 것은 분명하다. 메이크업을 할 때 이렇게 저렇게 다른 색들을 써보면서 즐거움을 느끼는게 결국 컬러테라피랑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같은 색들을 모았을 때 만족감을 느낄 때도 있고, 상충되는 색들을 써보면서 또 거기서 오는 짜릿함도 있다. '탈코르셋'등 생각할 것이 많은 요즘 시대에 비추어 보아 메이크업이야 말로 내게 있어 애물단지가 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왼쪽부터: rmk 소프트브라운, vdl 초코초코, 에스쁘아 익스포즈, 아멜리 망고틴트, 망고틴트+입생로랑 5번, 입생로랑 5번



덧글

  • 꾸에뚜뚜 2019/02/12 19:18 #

    애물단지라는 단어 이젠 못쓰겠는데요 ㅎㄷㄷㄷㄷ 그 에밀레종 전설같은 느낌 ㅜㅜ
  • 포도젤리 2019/02/13 13:19 #

    그죠 ㄷㄷㄷ 저도 그래서 이제 그냥 '계륵'만 쓰기로.... 찾아보기 전까지는 그냥 꿀단지 같은 건줄 알았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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