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가드닝 41.5주차: 라벤더 가지치기, 그리고 자두게이트 plum-gate 원예

우선 큰 화분에 심어 놓은 라벤더를 제외하고 작은 분에 있는 아이들은 다행히 물을 쭉쭉 마셔줬는지 금새 흙이 말랐다. 
물을 주기 전 아무래도 지저분한 가지들은 일차적으로 조금 정리를 해줘야 할 것 같아 가위와 핀셋을 들고 작업에 몰두.

1번 라벤더, 1번 라벤더 되시겠습니다.

줄기를 보면 계절의 영향인지 라벤더가 잘 자라다가 웃자라기 시작한 구간이 보인다. 
웃자란 부분을 쳐준다는 생각으로 길이의 반 정도를 잘라냈다.

1번 라벤더 1차 가지치기 완료. 나중에 조금 더 수형을 잡아줘야겠다. 
우선은 분갈이 직후니까 너무 무리하지 않게만 해주는걸로. 테이블 아래에 보이는 다리는 브라더2의 다리.

2번 라벤더, 2번 라벤더 입니다. 같은 방법으로 웃자란 구간은 다 쳐주고, 시들해 보이는 가지들도 잘라내어 주었다.
브라더2는 라벤더와 나의 씨름에 잠시 흥미를 보이다가 어디론가 가버린다.

얘가 아마 이카루스라고 내가 이름지었던 라벤더 같다. 
본가지를 치지 않은 유일한 라벤더 같은데 원한다면 지금 수형을 잡아 외목대로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라벤더에게 너무 가혹할 것 같아 (생각해보면 코르셋 수준의 고문 아닌가) 그냥 옆으로 자라도록 둠. 
아마 옆으로 자라게 하겠다고 다짐한 이상 이 주지를 쳐주는 것이 맞겠지만 조금 아까운 마음에 일단은 두고 보려고 한다.

3, 4번 라벤더들. 화분이 모자라서 작은 애 둘을 같이 심어줬는데 사이좋게 잘 자랐으면.

3,4번은 조금 짧다 싶은 느낌으로 잘라줘 봤다 어차피 둘이서 작은 화분 하나를 당분간을 나눠 써야 하는 실정이니 너무 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여.

음... 이 큰 화분에 있는 라벤더들은  총체적 난국이라 일단 완전히 말라버린 가지들을 쳐준 것 외에는 크게 손 대지 않았다. 
조금 더 경과를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이 화분을 봄까지 건강하게 살려 낸다면 조금 뿌듯할 것 같기도. 열심히 보살펴줘야겠다.

***

그리고.... (두둥) 자두게이트 사건! (이라 나 혼자 오바해봤다)
이베이에서 구매한 petite-soeur de mount royal 자두 씨앗이 궁금해서 혹시 그냥 같은 씨앗을 사서 키운 사람이라도 있을지 검색해 봤는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houzz에 글을 올린 알버타 출신의 Konrad라는 사람이 자기가 발견하고 이름 붙힌 Petite Soeur 품종 자두에 대해 쓴 글을 Rare World Seeds라는 곳에서 그대로 복사해서 자두 씨앗을 판매하는데 쓰고 있다는 글이다.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내가 구매한 씨앗 구매처가 바로 Rare World Seeds. 다시 한번 Rare World Seeds의 판매글을 찾아 내가 인상깊게 읽었던 제품 설명글을 봤다.


흠... 아니나 다를까 똑같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그냥 Rare World Seeds라는 판매자가 아무 자두씨앗에 퍼온 글을 복붙해서 자두를 팔려고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상황이 여기서 조금 더 복잡해 지는데 같은 설명글을 쓰는 묘목 장수가 하나 더 있다는 것이다.

여기는 Hardy Fruit Tree Nursery 라는 묘목상인데 이들도 Petite-Soeur 플럼에 대해 houzz의 글쓴이와 똑같은 설명을 쓰고 있다.

Hardy Fruit Tree Nursery가 Rare World Seeds와 다른 판매자라는 가정하에 추측해보자면: 
  1. 일단 houzz 글쓴이는 진짜 Petite Soeur 자두를 발견하고 이름 붙힌 사람인 것은 맞는 것 같다. 
  2. Hardy Fruit Tree Nursery, 혹은 Rare World Seeds 가 판매 하는 씨앗이 Houzz 글쓴이의 씨앗과 같은 품종인지는 미지수이다. 
  3. 게다가 Hardy Fruit Tree Nursery, Rare World Seeds가 둘다 그냥 사기를 치는건지, 한 사람의 사기를 다른 사람이 믿고 남은 씨앗을 팔아 그냥 같은 설명글을 갖다 붙힌 건지는 당사자들만 알것이다.
나는 머나먼 한국 땅에서 그냥 마음 편하게 유럽 자두 품종이라고 생각하고 심기야 하겠지만, 조금 우려 되는 것은 Hardy Fruit Tree Nursery의 글에서 Petite Soeur 자두가 Black Knot에 매우 취약해서 더이상 이 품종의 자두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부분이다. Black Knot은 검은옹이병이라는 곰팡이성 질병인데 관리를 잘 해주지 않으면 자두밭을 초토화 시켜 버릴 수 있다고 한다. 욕심 부리다가 가장 중요한 나의 미라벨 자두를 잃게 되는 것은 아닌지. (게다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과연 내가 받은 씨앗이 미라벨 자두의 씨앗이 맞는건지....?)

게다가 Rare World Seeds라는 판매자가 아무래도 의심되는 상황인데, 과연 무화과와 베르가못 오렌지 씨앗도 제대로 설명한 것과 같은 품종이 맞는지 모르겠다. 키워봐야만 알겠지만 (그리고 키우고도 초보 정원사인 내가 뭘 알겠느냐만은) 찜찜하다. 이래서 씨앗 직구라는게 조심해서 해야 되는 것인가보다. 중국 판매자만 피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에휴. 

일단 무사히 받아서 심어보고 싶긴 하다...! 혹시 모르지. 마음에 쏙 드는 식물들의 씨앗이 올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