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35, 36 & 37. 도망치고 싶어서 쓰는 의식의 흐름 업데이트 연애




출장에서 돌아와서 마음의 허전함을 달래려 여럿에게 연락을 했다.

34. 
H는 이젠 내 문자 읽씹 ㅋㅋㅋㅋㅋ 빠이

35. 
B는 아파서 당일엔 못만나겠댄다. 믿거나 말거나. 출장은 재밌었냐길래 "재밌었지만 돌아와서 더 좋다"고 했더니 "굿 :)" 이라고.
다시 연락 올때까지 절대. 문자하지말자.

36. 
결국 리스트를 타고 내려와서 나랑 놀기로 한건 D.
집에 와서 소파에 앉아서 와인을 마시다가 내가 "뭐라도 (영화/드라마) 좀 틀을까" 하니까 됐다 그러길래,

"그럼 뭐하지"
"서로 안고 얘기 해도돼?"
"음... 잘 모르겠어"
"그럼 저번에 문자로 키스 해도 된다 한건 아직 유효해?"
"음... 그것도 잘 모르겠어 솔직히. 근데 왜 자꾸 물어봐?"
"물어보거나, 안물어보고 들이댔다가 실패하거나, 둘중 하나 아닌가. 그럴바엔 물어보는게 낫지 않아?"
"흐음 나는 근데 물어보면 분위기가 너무 깨서. 나는 로맨스가 그 회색 영역안의 긴장감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렇구나"

라고 해놓고 우리집에서 3시간동안 음악 들으면서 내가 살짝 몸을 기댔는데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더라. 
심지어 음악도 리한나 완전 섹시한거 틀어놓고 분위기 다 깔아놨는데.
자정이 땡 치길래 그냥 집에 가라고 했다. 즐거웠다는 문자를 보내왔는데 그냥 씹었다. 빠이.

37.

좀 위험할 뻔 했던게, 새로 만난 N은 엄청 크리피한 사람이었다.
과하게 조심스러운 D가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 들 만큼,
자꾸 나를 만지려고 하고.

크레이프를 두개 시켰는데 어느게 N이 시킨 누텔라고, 어느게 내 크레이프 수제트인지 모르게 나와서
나보고 골라보라고, 대신 내가 틀리면 키스해 달라고 한다.
나는 맞는걸 골랐고, 그래서 그가 키스할 기회가 지나갔는데
갑자기 나한테 
"누텔라 크레이프는 맛있었어?"
"누텔라 없.는. 크레이프 가 참 맛있었어 ^^"
"왜 거짓말해?"
"거짓말 아냐. 내껀 누텔라 없는거."
"너가 틀리는거 싫어하는건 아는데, 미안하지만 넌 틀렸어," 라며 고집을 부렸다.

그러더니 자기는 오늘 나와의 데이트에서 노력을 엄청 했기에 A를 받아야 한다길래
"노력만으로 A를 받는 사람이 어딨어, A-면 몰라도"라고 대답하니 엄청 기분 상해하길래
"그래 A줄게" 라고 했더니
"A+ 줘야지" 라고 또 말도안되는 고집을 부리는게 아닌가. 

나는 차분하게 우리가 더 발전하려면 오늘은 A에 만족해라, 그리고 앞으로 A+로 발전하면 되지 않느냐, 고 설명했다.
A+를 안줬다고 화가 나는걸 간신히 참아내는 다혈질임이 분명한 그의 얼굴을 보니
아 시발 내가 오늘 죽거나 강간당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갑작스럽게 집에 가려고 하면 잡힐까봐 어떻게 하면 이 상황에서 내가 다치지 않고 벗어날까 오랜만에 머리를 굴렸다

시계를 보니 9:30. 기차 시간은 10:40. 10시까지만 뻐팅기다가 기차 핑계를 대고 나가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살랑살랑 재치있는 말들로 튕기는척 거부했다. 
N은 내가 진심으론 좋은데 튕기는 거라고 생각하고 점점 몸을 내 쪽으로 붙혀왔고, 
내 무릎을 자기 다리사이에 넣고 약간 힘을 줘 내가 도망가지 못하게 내 손을 잡고 내 무릎을 만지려고 했다.
나는 N에게 눈 감아 보라고 한뒤에 귓속말 하는 시늉을 하고 내 몸을 붙히니 그의 몸에서 살짝 힘이 풀리길래 순발력있게 튀어서 일어나 그의 힘의 반경에서 벗어나 우버를 불렀다.

그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래서 A+안줄거냐"고 따지더라.
우버가 도착하자 "A+ 너 많이 해! A++++++" 하고 우버를 타고 도망쳤다.


집에 가는 길에 다리에 힘이 풀리고 울고 싶었고,

무엇보다.
B가 너무 보고싶었다.

덧글

  • 2017/05/11 13:5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5/11 23:5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7/05/11 16:4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5/12 00:0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7/05/12 15:0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5/13 01:4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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