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키면가 무교점 잡담


저번주였나 친해진 동생이 가게 앞을 지나가면서 여기가 완탕으로 유명하다면서 얘기를 해줬는데 사실 그때는 무지 덥기도 했고, 워낙 기다리는 줄이 길어서 엄두가 안나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딱 비도 주륵주륵 오고 뭔가 뜨끈한 음식이 한사발 땡기길래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한문으로된 간판을 보고 충기면가라고 외워두고 있었는데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까 청키면가란다. (홍콩식인가보다.) 어쨌든 오늘 런치타임 러시를 피하기위해 11시 29분에 뛰어나가서 다행히 사람이 없을 때 창가 1인석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새우완탕이 대표메뉴라는데 새우완탕만 먹자니 심심할 것 같아서 새우완탕과 수교 (돼지고기+버섯) 면을 시켰다.

일단은 고소하고 깔끔한 국물맛이 인상적이었다. 이미 알고 있는 맛이랑 비교하자면 시오라멘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따듯한 국물에 비와 추위에 움츠렸던 몸이 스르륵 녹으면서 역시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우 완탕을 베어물자 새우가 탱글탱글하게 씹히는 맛이 좋았고, 수교또한 돼지고기랑 버섯의 맛이 느껴져서 좋았다. 맛이 기름지지만 진하지는 않은데, 뭔가 통통하고 순한 친구의 포옹같은 맛이랄까 좀 푸근하고 여운이 남는 그런게 있다.

적식초랑 백후추를 쳐서 먹으라고 줬으니 또 쳐서 먹어봐야하지 않겠는가. 조금씩 더해서 먹어보니까 좀더 국물맛이 꼬릿하게 깊어지면서 개운해졌다. 거기에 라죠장 (매운 고추기름)을 더하고 백후추를 조금 더 치니까 완전 칼칼하면서 느끼한것이 전의 그 친구의 포옹이라는 장르를 벗어나 땀흘리는 마동석의 하이파이브같은 맛으로 변했다.

어느 블로그에선가 읽었는데 누가 면을 먹더니 면이 육개장 사발면 느낌이라고 했다고 한다. 정말 면의 굵기랑 입안에 들어오는 느낌이 딱 육개장 사발면 작은거의 면 느낌. 하지만 그보다 단단하게 씹히는 느낌이 있고 (밀가루 면처럼 부드럽지 않다) 그 단단함 때문에 젓가락으로 집어먹기가 일반 면보다 힘들다. 

아침에 김밥을 먹어서 그런가 배가 불러서 면은 반정도 남겼다.

내가 먹은 완탕수교면은 9500원. 튀긴 완탕이나 중국식으로 데친 야채도 먹고싶었으나 혼자 먹는 사람의 비애랄까... 배도 부르고 돈도 많이 드니까 여러가지 메뉴를 시키지는 못했다. 뭔가 아쉬우니 완탕이랑 야채만 먹으러 한번 더 가야하나?

추천하냐고 묻는다면... 꼭 가보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완탕이 먹고싶다면 한번은 가볼 만 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음... 아마 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기준으로 한 등급(?)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카테고리라면 1. 꼭 가봐야 할 곳 2. 가볼만 한 곳 3. 안가도 그만인 곳 4. 가지 말아야 할 곳인데... 여담이지만 사실 평소 식사는 3번에서 제일 많이 먹게되는 것 같다) 

덧글

  • kyuwoo 2016/08/31 14:43 #

    맛은 있는데 문제는 가성비가 훅 떨어지는.... ㅠ.ㅠ 이태원점 사라져서 슬퍼했더니 무교동에 생겼군요.. 비도 오는데 한 번 가봐야 겠어요.(지갑을 탈탈 털어서...ㅜ.ㅜ)
  • 포도젤리 2016/08/31 16:00 #

    옆자리 앉은분이 (아시겠지만) 밥그릇만한거에 나오는 작은 완탕면을 드시던데 저도 그거나 하나 먹을걸 그랬나 하고는 있습니다.ㅋㅋ 아깝게도 많이 남겼거든요 ㅠ_ㅠ 아니면 여러명이 같이 가는 편이 오히려 가성비에는 좋을 것 같습니다. 파티원을 소집해 보시는게... ㅎㅅㅎ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AD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