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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Labo 르 라보 Mousse de Chene 30 무스 드 셴 30 뷰티



르 라보의 씨티 익스클루시브 라인 중 무스 드 셴 30 (Mousse de Chene; Oakmoss, 오크 모스)의 리뷰입니다.

르 라보의 씨티 익스클루시브 라인은 지정된 도시에서만 구할 수 있는 고유의 향을 컨셉으로 하던 이벤트성 라인인데요, 올해는 온라인 샵을 포함 모든 곳에서 라인 전 상품을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번 프리뷰 포스팅에도 썼지만 즐거운 마음에 가장 흥미가 생기는 샘플 바이얼을 여러 개 구한 것이 최근 도착했고, 짧게나마 하나씩 시향기를 올리려고 합니다.

모든 향수는 쓰는 사람과의 상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조합에 따라 크게 다르게 느껴 지기도 하죠. 같은 사람이 쓰더라도 흡연여부, 식습관, 운동, 함께 사용하는 바디 제품이나 세제 등에 따라서도 느낌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아래 리뷰는 제 개인적인 체험이고 감상으로, 참고만 부탁드리고, 시향을 추천드립니다. 


첫 번째 타자는 암스테르담의 향수인 무스 드 셴 30. 르 라보 향수 이름의 뒤에 붙는 숫자는 들어가는 원재료의 가지 수를 말한다고 합니다. 

이끼라는 이름을 보고 꼼데가르송의 원더우드나 2같은 이름을 상상했는데, 뿌렸을 때 가장 처음 퍼지는 향은 놀랍게도 상큼하고 싱그러운 초록색 베티버계열의 향 입니다.

탑노트가 날아가고 그 다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건 살짝 비릿한 향신료의 냄새인데, 라임? 타마린드? 같은 새콤한 냄새와 바질, 시나몬, 파프리카, 후추 등의 냄새가 나면서 우습지만 개인적으론 팟타이와 탄두리 치킨이 생각나더군요.

미들 노트가 날아가고 상대적으로 무난한 드라이다운이 남는데, 파출리와 나무, 가죽, 이끼의 잔향이 부드럽게 돌 때 즈음에 깨달았습니다. 

제 피부에서 무스 드 셴 30은 제가 어릴 때 몰래 들어가 구경하던 할머니댁의 부엌 냄새입니다. 바닷가 도시의 한적한 부분에 자리잡은 오래된 빌라였는데, 베란다에는 할아버지께서 기르시던 난초와 이끼가 있었죠. 원목으로 된 마루가 깔린 집이었는데, 부엌의 미닫이 문을 열면 청소가 잘 안되어 온갖 향신료의 냄새가 끈적하게 들러붙은 캐비닛들안에 뱀술이며 사과술, 매실청이 가득했고, 플라스틱 병과 봉투들 안에 할머니께서 사두고 몇년씩 깜빡하신 오래된 말린 식재료들이 있었어요.

바로 기분이 좋아지는 향은 아니고, 조금 불편합니다. 청정한 자연에 껴있는 이끼가 아니라, 인공적이고 약간은 더러운, 뭔가 사람냄새가 나는 이끼에요. 

아마 한병을 다 살 일은 없겠지만, 한번 쯤 경험해 보기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탑-미들 노트 구간에서 다차원적이고 흥미로운 향수임에는 분명합니다. 

추신:

뷰티쪽 글은 네이버 블로그랑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사진 편집 및 글쓰기 기능이 그쪽이 더 편리하기도 하고 해서요. 단, 네이버 블로그는 대리구매 등 상거래글이 조금 있을 예정이라 그게 불편하거나 딱히 보기 싫으신 분들도 계실테니 이글루스도 꾸준히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즉, 이글루스가 편하신 분들은 굳이 옮기실 필욘 없지만 혹 네이버가 편하신 분들은: http://blog.naver.com/saratoga_perrier 로 놀러와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2-15. 마법이 풀리는 시간. 연애



"너한테 얘기하지 않은 것 같은데, 반년 내외로 이 주를 떠나고 싶어. 이제야 얘기해서 미안해. 그리고 넌 여기 있으려고 하고. 그래서 확실한 대답을 못하겠어. 정말 미안해."

"현실적인 것들은 나도 이해해."

"어릴 때 부터 내 꿈이었거든. 이 나라를 떠나고 싶어. 내게 딱 하나의 기회가 있었는데 열 여덟살 때 날려버렸지. 여기로 이사오게 된건 내 가치관과 너무 다른 것들 때문에 온거였어--순전히 돈이랑 커리어 말이야. 난 40살이 되어서 내 삶을 되돌아보며 정말 날려버렸다고 생각하고 싶지가 않아...

게다가 사실 성인이 된 이후로 제대로 된, 진지한 연애를 해 본적이 없어. 지금까지 내가 겪어온 모든 건강하고 좋은 연애는 유통기한이 있는 연애였어. 그래서내 스스로 뭔가 문제가 있는거 같다고는 생각하는데, 그건 내가 차차 풀어나가야 하겠지... 

그리고 사실 네 문자를 일부러 씹은것도 없지 않아. 난 앞으로 항상 네 곁에 있어 줄 수 없을 텐데 그런척 하는것도 나쁜짓 같아서 말이야."


한참의 정적.


"음... 결론은 말이야, 넌, 분명, 내가 아쉬워하게 될 좋은 기회라는거야. 내가 굳이 이 얘길 꺼낸건, 우리 관계를 더 발전시키자, 는 뜻보다는, 다른 현실적인 부분들은 차치하고 순수하게 나에 대한 너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어."

"응. 너 좋아해."

Q는 내 손을 잡았다. 나는 속으로 그러면 됐다, 싶었다. 우리는 차안에서 담배를 두 대 폈고, 집에가서 코럴라인을 봤다.

우리는 함께 저녁을 만들어 먹고 내가 지하철을 타야하는 시간까지 소파에서 노닥거렸다. 약간 취기가 올라 상기된 얼굴로 내게 키스를 하는 그의 몸의 무게를 느끼자니 갑자기 시큰해 지는 코를 참을 수가 없어서 난 그를 밀어냈고, 계속 화장실로 가서 코를 푸는 나에게 속도 없이 그는 저녁이 너무 매웠거나 감기 기운이 있냐고 물어봤다. 

금방이라도 울음보가 터져 버릴 것 같아 대답을 피하고 그의 눈을 피하고 정리하는 것을 도와줬다. 내가 조금 이상한 걸 눈치는 챈 듯 했다. 갑자기 저녁이니 춥지 않겠냐며 Q는 스웨터를 빌려줬다.

"이거 내가 17살때부터 갖고 있던 스웨터인데, 내가 제일 아끼는거야. 그러니까 잠수 타면 절대 안돼. 꼭 돌려줘야돼."

"필요하면 소포로라도 부칠게. 너무 걱정하지마."

마음에도 없는 모난 말. 예정 시간보다 6분 일찍 함께 집을 나섰다. 담배를 한대 피우며 역까지 걸어갔다. 그의 셔츠에 그려진 애꿎은 곰돌이의 코가 하트 모양임을 깨닫고 손으로 가리켰지만 하트라는 단어를 차마 내 입으로 말하지 못하겠어서 그냥 곰돌이의 얼굴을 이제야 자세히 보네, 하고 또 아무말이나 지어냈다. 

키스를 했다. 세번 셀 때까지. 

마법이 풀리는 것을 느끼며 지하철 개찰구로 급히 향했다. 

Thank you, thank you so much, for everything.


안야 힌드마치 ~9/4 잡담

9/4까지 기간한정 특가

http://blog.naver.com/saratoga_perrier


하이볼 잡담



슬퍼서 빨대는 블루다

라고 쓰고 싶지만 사실 하나도 슬프지 않고 불렛 버번과 오렌지 페리에를 섞은 하이볼은 맛있다.

2-14. Game Plan 연애

그냥 내가 좋아하면 좋아하는거고, 인연이면 이뤄지겠거니 생각해서 Q에게 다음주 목요일날 음식을 갖고 갈테니 재워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당연한 얘기 아니냐며, 목요일날 보자고 한다. 오후쯤 산책을 하며 내 마음을 말할 생각이다. 어떤 분의 조언을 얻어 좋아한다/사랑한다는 말 보다는 "네가 신경쓰인다" 는 뉘앙스를 풍길 것이다. 

사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시험 공부하다가 주위를 분산할 곳이 필요해서 내가 만나자고 했는데. 만나다 보니까 신경쓰이기 시작하더라. 너도 나를 신경쓰고 있었으면 좋겠다.

울면서 집에 올지, 웃으며 그와 밤을 보낼지는 그때 가 봐야 알겠지. 나도 내 연애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H는 자꾸 내 꿈에 나온다. B는 안나오는데. 아직 내 무의식 속에 H와의 관계에서 뭔가 풀리지 않은게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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