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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달다. 연애



낮잠을 자다가 Q에게서 문자가 왔길래, 공부하는거 힘들다고 징징댔더니

쉿, 괜찮아, 걱정마. 내가 쿠키 구워다줄게.

어...? 2n년 살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 약간 당황했다. (다행히도) 호의를 받은게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에게 이런 호의를 보여준 것은 처음이다. 애써 발버둥 치치 않아도 되는게 인연이라고, Q는 내가 애타게 하지도 않고, 뭔가 안맞아서 괴롭게 하지도 않고, 그의 호의가 부담스럽지도, 과하게 기쁘지도 않은데 뭔가 편안하고 잔잔한. 그리고 달콤한.

나는 이때까지 내가 나쁜 사람만 좋아하고, 착한 사람에게는 끌리지 못하는줄 알았다. 왜냐하면 내가 이때까지 좋아했던 사람들은 나에게 다 나빴고, 나에게 잘해줬던 사람들은 다 끌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게 낮은 자존감의 증상이라는 걸 여기저기서 주워 듣고, 괜히 억울하면서도 또 더욱 자존감이 낮아질 뿐이었다. (나는 왜이렇게 자존감이 낮지, 하면서.) 그런데 논리적인 인과관계의 오류가 있다. 나빴기에 내가 좋아했던게 아니고, 잘해줬기에 끌림이 없었던게 아니다. 그냥 끌렸던 사람들은 내게 제멋대로 굴어도 내가 붙어있을 만큼 끌림이 강하게 들었던 사람들이었고, 안끌렸던 사람들은 내게 붙어서 그렇게 잘해줘도 내가 끌림이 없었던 것 뿐. 일방적인 끌림만 있어서는 결국 "나쁜남자"에게 "당하게" 되어있다. 그들은 일부러 나한테 나쁘려고 한게 아니고,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사람만큼 나를 대한건데, 나도 사람이니만큼 간절한 피해의식이 생기기에. 게다가 사람은 심리적으로 갖지 못하는게 더 좋아보이기도 하지 않는가. 그리고 착함만으로는 끌림을 만들어낼 수 없다. 더군다나 가끔 운이 안좋으면 어떤 남자들은 "내가 이렇게까지 잘해줬는데 내게 안주는 XX"같은 못된 생각을 하고--영어로는 "nice guy syndrome"이라고 한다--자기가 여자에게 잘해줬다고 해서 여자가 그를 좋아해야 한다는 요상한 보상심리를 갖고 있을 때도 있다. 

끌리는 남자가 나에게 잘해준건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라 뭐 어찌할바를 모르겠다. 몸둘바를 모르겠다는 말을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쿨하고 큐트하고 시크하게 답장을 못하는 나:

?!?!? 왜? 무슨일로?

쿠키를 구워준다는데 무슨일로 라니. 사실 주는 사람 입장에서 엄청 김빠졌을거 같아서 미안하다. Q는 레시피중에 만들고 싶었던 게 있었고, 자기가 좋아하는 바리스타가 생일이라 갖다 주고 싶어서 만드는 김에 내꺼도 만드는 거라고 했다. 나는 세상엔 너같은 사람이 더 많아야해! 라고 답장했다.

다음날 그는 늦은 시간 우리 집으로 쿠키를 들고 찾아왔다. 유산지에 조심히 싸서 들고온 녹차버터쿠키. 달콤한 쿠키를 먹으면서 담소를 나눴고, 결국 저번처럼 이야깃거리가 떨어지자 의자에 앉아있는 내게 키스를 했다. 뭔가 자세가 어정쩡해서 불편하지 않냐고 물어보자, 자기 매직 마이크 해보겠다고. (ㅋㅋㅋ) 한참을 웃었다. 조금 시간이 흐른후 내가 그 위에 앉아있었는데, 나를 번쩍 들어 침대에 눕혔다. (나도 모르게 한국말로 "엄마야" 해버렸다) 갑자기 우리 완전 최고의 바보라고 하며 웃는다. 오늘도 하게 될지 몰라서 콘돔을 안가져 왔다고. 그러다가 조금 있다가 너 진짜 없어? 묻길래, 사실 있는데... 음... 하고 머뭇거리니까, 안하고 싶으면 안해도 된다고 완전히 이해한다고 그냥 뽀뽀나 하자고 했다. 그래서 내가 넌 하고 싶어? 하고 물으니, 당연히 하고 싶은데 사실 섹스 안한지 일년 반이나 됐고, 보통 한 여자랑 만나기 시작하면 꽤 오래 기다렸다가 한다고, 게다가 일주일 내내 혼자 해결도 안해서... 좀 떨린다고. 처음 나랑 하는데, 즐거운 시간이어야 할텐데 뭔가 좀 준비가 안됐다고. 

웃긴건, 나는 사실 저번 데이트 직전에 만약 하게 된다면 뭐라고 해야할까 하고 대사를 연습했었다. 대충 내용은: 너가 너무 멋지고 재밌고 좋아서, 정말 너랑 하고 싶은데, 이런 기분 느껴본게 오랜만이라, 좀 떨리고 혼란스러워, 같은 얘기였다. 그런데 Q가 먼저 선수를 쳐버려서 내 대사를 치기에 애매해졌고 (물론 미리 준비한 대사를 하는거 자체가 좀 켕기기도했다), 그래서 그냥 한참 뜸을 들이며 우물쭈물 했더니, Q는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마음껏 하라고, 아무리 말도 안되는 말 해도 상관없다고 한다.

"말도 안되는 말 아닌건 확실한데. 근데 모르겠어. 혼란스러워. 나도 하고싶은데 떨려... 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말은 뭔거 같아?"

"어...? 음... 반유대인적 발언이라던지."

"너 유태인이야?"

"아니"

"근데 왜... 뭐 하긴 너가 유태인이건 아니건 상관없이 그런말은 좀 그렇긴 하지."

"그렇지. 아니면 뭐 쿠키가 사실 엄청 맛 없었다고 하거나"

"Q, 너 쿠키 사실 엄청 맛 없었어."

"... 나 쿠키 실력에 자신 없단 말이야."

"너무 반쿠키적 발언이었나. 당연히 농담이지 엄청 맛있던걸. 음... 넌 결혼했거나 애가 있는건 아니지?"

"아니. 맞아 만약 네가 결혼했고 애도 있다고 했으면..."

"Q, 나 사실 결혼했고 애도 있어."

"사실 네 남편이 네 룸메이트 아니야?"

"아니 남편이 아니라 부인이지. 내 룸메이트가 사실 내 부인이야. 내 부인은 남편도 있어."

"그거 불법 아니야?"

"응 불법이야."

"비밀로 해줄게"

뭐 이런 얘기들을 나누다가 결국 나는 콘돔을 꺼냈고, 그는 내게 들어와서 "좋은 생각이었어" 하고 웃었다. 중간에 그가 좀 힘이 풀렸는데, 반사적으로 내가 미안하다고 했다. 그런데 영어로 "I'm sorry"는 아시다시피 내가 미안하다는 뜻도 되지만 유감이라는 뜻도 되는데, 후자의 말로 받아들였다면 좀 상처받지 않았을까, 싶어서 더 미안해지고. 그리고 혹시 직전 B와의 사이즈 차이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것도 굉장히 말도 안되는 생각인게, 누구의 잘못을 떠나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이걸 내 여성성의 문제가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내 예전 경험때문에 내가 망가져 버린게 아닌가 하고 괜히 자책하고 위축되는 것 자체가 슬프고, 나중에 가서는 조금 화가 났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회적인 학습을 겪었으면 관계 중에 잠깐 삐끗한게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나 말고도 도대체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그런 사회적인 학습을 내재화 한 걸까. 게다가 마찰이 없는 느낌이 단지 내가 Q와 함께 하는거에 대해 많이 달아올라서 그런 걸 수도 있는데. (실제로 후반부에 가서는 괜찮아졌다) 

사이즈 차이야 앞으로 서로 맞춰 나가면 되는걸 지레짐작해서 겁먹고 "Q는 나랑 궁합이 안맞다고 생각하는게 아닐까"하고 혼자 자존감 깎아먹고 있는게 많이 답답했고, 그런 생각은 그만두기로 했다. Q도 어쩌면 자신의 남성성에 대해 자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냥 둘이 서로 좋아하는 마음에 즐겁고 가까운 행위를 한다는데에 의미가 있는건데, 그의 힘이 잠깐 풀렸다는게 뭐 대수라고. 실수로 발목을 삐끗하거나, 괄약근에 힘이 빠져서 방구끼거나 갑자기 급속트름하는거나 마찬가지 일텐데.

끝나고 담배를 피우면서 좋아하던 영어 선생님 얘기를 하다가 방에서 조금 더 얘기를 하다가, 몇시가 됐는지 내기 하자고 했는데 결국 내가 졌다. (그는 1시라고 했고, 나는 12시라고 했는데, 1시 28분이었다.) 그래서 그 대가로 다음에 어딘가 같이 가면 자기가 대사를 하나 줄 테니까 꼭 다른 사람한테 해야 한다고 "쪽팔려"게임과 비슷한 걸 하기로 하고, 같이 잠에 들었다. 아침 7시 출근준비 해야한다는 그를 차까지 배웅해주고, 길거리에서 키스를 했으며, 나는 다시 깊은 잠에 들었다가 깨어났다.

오후에 먹는 쿠키가 참 달다.

+ 고마운 마음에 웃는 얼굴이랑 너가 최고야! 라는 문구를 쿠키를 쌌던 유산지에 매직으로 써서 움짤로 만들어 보냈는데 답장이 없다 흐규흐규


2-7. 상반기 연애 결산, "먹버", 그리고 Q 연애

친구가 말했다. "10명중에 한명은 진짜 괜찮은 놈이고, 20명중에 한명 정도가 너랑 맞는 진짜 괜찮은 놈이야."

그 말의 진실을 시험해 보고 싶은 오기였을까, 2017년에 들어서 지난 6개월간 정신없이 사람들을 만나봤다. 이전 연애 관련 글에서 이니셜로 칭한 것과는 별개로 (쓸만한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만 이니셜을 부여했으므로) 가볍게 소개팅 삼아 만나봤던 사람들의 번호와 키워드는 아래와 같다.

1. 기계공학
2. 영문**
3. 배구*
4. 연극*
5. 프랑스**
6. 경영**
7. BCG
8. 철학**
9. 건축
10. 수학
11. 체조선수 (new! 이사람도 갑자기 생각남)
12. 캐나다*
13. 독일 (new! 갑자기 생각나서 추가했다)
14. 콜롬비아
15. 몰카범

저 중에서 한번 이상 만난 사람은 6명, 뽀뽀/키스를 한 사람은 5명, 이전 글을 보면 알겠지만 키스 이상으로 발전한 사람은 2명이다. 그 두명 다 키스 이상에서 관계의 진전은 없었다. 영어로는 Ghosting이라고 하는데 모든 연락을 씹고 사라져 버리는 행동을 의미하는데, 그 둘은 ghost 했다고 봐도 무관하다. 내가 치를 떨도록 싫어하는 전문용어 ("먹버")를 사용해서 이 상황을 설명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굳이 싫어하는 용어를 언급하는 이유는, 피해의식이 서린 설레발이지만, "너가 먹버 당한거네"라고 얘기를 듣는게 너무 싫어서,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이다. 어쩌면 아픈 곳을 찌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내 주체성이 지워지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나도 섹스에 동의 했고, 섹스 전에 관계정립을 하지 않았다는것은, 후에 연락이 없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동의 했다는 의미이다. 물론 내 편에서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들이 사라져 버린 것 자체가 심리적으로 나를 애닳게 한 부분도 없지 않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와 섹스를 한 후에 나를 떠날 사람이라면 애써 가까이 둘 필요도 없지 않은가. 오히려 곁에서 얼쩡대며 자기가 필요할 때만 나를 찾기보다는 제발로 나가 준게 축하할 일이 아닌가.

이성관계를 전제로, 여성이 섹스 후 연락이 없을 때 그 상황을 먹버라고 표현하는 건 드물다. 여자가 농담삼아 내가 버린거야, 라고 할 수는 있지만, 적어도 내가 그런 농담을 할 때는 먹버가 보통 사용될 때 우러나오는 권력관계를 뒤집는 것에 대한 아이러니가 바탕에 깔려있는, 자조적이고 자위적인 발언이다. 그런것들을 고려했을 때, "섹스 후에 남자가 연락이 없다"는 걸 먹버라고 표현하는 것은 어쩌면 폭력인지도 모른다. 그게 내 가치라던가 자존심을 긁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으로서의 나의 주체성과 결정권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 경험을 "먹버"로 표현하길 적극적으로 거부한다. 나는 "먹힌"게 아니라 서로 사전 동의 하에 섹스를 했고, "버려진"게 아니라 상대가 나와 관계를 진전시킬 의향이 없다는 것을 수용했다. 이렇게 까지 설명했는데 "그게 그거지" 혹은 "애써 부정하지마"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좋게말하면 나와 생각이 맞지 않는 사람이고, 나쁘게 말하면... 굉장히 편협하고, 사고능력이 부족한 사람, 그리고 bully 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런 나의 주절거림이 "섀도우 복싱"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무도 너한테 먹버라고 하지 않았는데, 왜 호들갑을 떠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말하고 싶은건 사회적으로 약자를 괴롭히는 것은 대개 직접적인 폭력이 아닌, 이런 "섀도우"들이라는 것이다. 사회적인 잣대, 도덕, 윤리, 불필요한 가부장적 사고방식이 그림자처럼 주위에 어른거리면서, 내 자아를 조종하고, 형성하고, 스스로 비판하게 한다. 운 좋게 비 약자로 태어나 그 괴로움을 비교적 많이 겪지 못하는 사람들이 약자를 향해 "너 왜 섀도우 복싱해"라고 얘기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당신들은 매우 당연히 의도적으로 나를 괴롭히고 있지 않다. ("모든 남자들이 그런것은 아니죠") 그것은 나도 알고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섀도우 복싱을 하는 이유는, 내가 싸우고 있는 것이 바로 당신들의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여담이 길어졌다. 어쨌든 다시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된건 내가 그만큼 시간을 들여 기록할 만한 사람이 나타났기 때문이고, 이 블로그에서 이제 그의 이름은 Q이다. 데이팅 앱을 통해 Q와 매치가 됐을 때 내 기쁨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생긴게 내 타입이기 때문에. 혹시나 그와 매치된 수십명의 여자들 사이에 내가 묻혀 버릴까봐 나는 그가 나에게 말을 걸기를 기다릴 여유도 없었고, "만약 데이트 후에 서로를 리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이용하겠느냐"고, 친구와 당시 계획하고 있던 설문조사를 먼저 보냈다. 그는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고, 특히 요즘처럼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으면 Ghost하는 것이 기준이 되어버린 데이팅 씬에서 피드백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나는 "친구랑 안그래도 그거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나 궁금했어" 라고 대답했고, 그는 뭐 다음 데이트에는 앙케이트지를 갖고 나가야겠네, 라고 했다. 으으 미약한 대화의 불씨가 꺼지는 것이 느껴져서 나는, 혹시 베타 테스트 해보고 싶은 의향은 없냐고 물어봤다. 그는 몇시간 후에 "HELL YEAH"라고 화이팅 넘치는 답장을 했고, 그 다음 주에 보는것이 어떻겠냐고 했다. 그와 매일 메세지 한 두개씩을 주고 받으며, 그 다음주까지 기다리고, 우리는 서늘한 바람이 뜨거운 오후를 식히는 목요일날 만났다. 

나의 가장 예쁜 원피스를 입고, 인조 속눈썹까지 몇가닥 붙히고 만난 Q는 방금 사직서를 내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우리는 그의 사직을 축하하는 맥주를 마셨다. 그는 한 두시간 뒤에 정말 미안한데 오늘은 피곤해서 집에 가야겠지만 다음에 또 보자고 얘기했다. 들어간 후에도 문자가 왔고, 그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내게 꾸준히 연락을 했다. 김치찌개 레시피를 예쁜 그림과 함께 그려 보내줬는데, 며칠 후 팬케이크 레시피를 자기도 손글씨로 써서 내게 보내줬다. 그리고 월요일 즈음, "목요일날 뭐하냐"고 내게 물었다. 나는 음, 글쎄, 상황에 따라 다른데 라고 일부러 애매하게 대답을 했고, 그는 너 원하는거 하자! 시험공부 하는걸 도와줄수도 있어!! 하고 귀엽게 당황하는 문자를 보냈다. 결국 우리는 두번째 목요일날 선인장과 폴리네시아 조각들을 보면서 산책을 했고, 벤치에 앉아 긴 얘기를 나눴으며, 지중해식 레스토랑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몸매가 드러나는 검은 니트 나시와 스키니진을 입고 레드 립스틱을 (루비우 를!) 바른 나는, 두번째 데이트이니 키스는 하겠지 싶어 약간 기다렸지만, 약간씩 스치는 손과 하이파이브, 그리고 내 청자켓의 장식을 만져보는 그의 손길에 애가 탈 뿐이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다시 다급해져서 다음주 금요일날 콘서트가 있는데 올래? 하고 물었고, 그는 당연히 같이 가겠다고 했다.

잡은 물고기에는 밥을 주지 않는다고, 그 주에는 연락이 조금은 뜸했다. 역시 이글루스 어느 분께서 해주신, "남자는 쫓아가면 도망가고 도망가면 쫓아온다"는 말이 진리임을 명심하면서, 먼저 연락하고 싶은 마음을 손가락을 깨물며 참았다. 그리고 세번 째 데이트에 섹스를 할 기회가 생각하면 해야하나, 하고 고민하는 내 자신을 질책하며 금요일만을 기다렸고, 우린 금요일에 다시 만났다. 콘서트장에서 만나야 했기에 문자로 서로가 있는 곳을 설명하면서 접선을 시도했는데, 나는 멀리서 걸어오는 그를 보고 인사를 하고 폰을 가방에 넣었다. 박스오피스에서 티켓을 찾는 동안 그가 계속 폰을 보며 낄낄대는 것을 못본 척 해줬다. 우리는 우드스톡의 음악을 재현하는 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피크닉 돗자리 위에 앉아 위스키 칵테일과 마들렌, 녹차 쿠키를 먹었고, 밴드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아이들을 보고 함께 웃었으며, 나는 그의 아이패드에, 그는 그의 공책에 그림을 그리고 서로 보여줬다. 

시험공부 하느라 매일 집에만 있다가 이렇게 오래 밖에 나와있는거 오랜만이라고 했더니, 조금은 뜬금없이 the sky missed you! 라고 무심하게 뱉는데, the sky 였는지 this guy 였는지, 사실은 후자를 뜻했는데 일부러 애매하게 말한건지, 아무 뜻 없이 그냥 떠보기 위해 던진 말인지, 나도 잘 모르겠어서, 혹은 이렇게 분석하는게 우스울 정도로 별 의미 없이 한 말일지도 모르니까. 그냥 배시시 웃으며 hello sky! 라고 손을 흔들었다.

유머 코드도 잘 맞을 뿐더러, 애써 똑똑한 척 하는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 내가 말하는 모든 덜떨어진 얘기들이 그를 웃게 하고, 그가 하는 모든 덜떨어진 얘기들이 나를 웃게한다. 편하다. 내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내가 평소 좋아하는 고뇌하는 철학자 타입들은, 개념으로 존재할 때는 로맨틱하고 멋있지만, 현실에서는 피곤한 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Q의 공대생스러운(?) 단순함이 콩깍지 씌인 내 눈에는 귀엽게만 보이고,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줄타기 할 필요가 없는 편안함에 취하게 한다. Q는 이런 남자도 괜찮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해 줬다. 아니, 오히려 주변에서 "단순한" 남자가 제일 좋다고 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콘서트가 끝나고 담배를 한대 피우며 그의 음악 프로젝트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나는 약간은 어색하게 준비된 멘트 ("우리집에 와서 놀래?") 를 날렸고, 그는 기꺼이 응했다. 집에 도착한 우리는 잠시 담배를 한 대 더 피우러 밖으로 나갔고, 주차장 구석에 흰색 밴 뒤편 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그는 닿을 듯 말듯 내 입안으로 연기를 불어넣어 줬다. 그 후 내 방 구경을 했고, 블루베리와 와인을 먹고 마시며 타로카드를 읽었고, 비틀즈의 옐로 서브마린을 나란히 앉아서 봤다. 영화 도중에 잠깐 담배를 피우러 밖으로 나갔고, 나에게 시험이 끝나고 계획이 어떻게 되냐 물었다. 나는 솔직하게 8월 말까지 직장을 얻지 못하면 비자 때문에 한국으로 아마 돌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금은 슬펐지만 거짓말을 할수는 없으므로 그나마 희망차게 얘기를 했다. 다시 돌아와서 영화를 틀었고, 나는 영화를 보는 중에 뭔가 터치가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정작 손을 잡은건 영화가 끝나고 정적이 흐른 후였다. 손끝으로 서로의 손가락의 모양을 따라 간지럽혔고, 그의 몸에 있는 세 가지 타투에 대한 얘기와, 내가 하고 싶은 타투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조금 씩 대화가 잦아 들 무렵, 그는 내게 물었다. "키스 하고 싶어?"

"키스 해도 돼 (Can I kiss you)?" 와 "키스 하고 싶어 (Do you want to kiss)?"는 정말 한끗 차이인데 전자는 찌질하고 오글거리는 반면에 후자는 약간 오글거리긴 하지만 생각보다 괜찮아서 놀랐다. 물론 이미 내가 Q와의 키스를 갈망하고 있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 컸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굳이 생각해보자면, 왜 두 질문이 다르게 느껴질까. 다시한번 주체성의 문제인지도 모른다. 둘 다 나의 의사를 묻는 말이지만, 사실 상대 입에서 나오는 "(내가) 키스 해도 되냐" 는 질문은 나를 수동체로 만든다. 사회적으로 "여성"의 역할을 수행하는 내가, 지금 이 타이밍에 그의 키스를 받아들여도 되는가, 같은 질문부터 나를 괴롭히고, 그의 행동을 받아들이던지, 거부하던지 둘 중 하나만 할 수 있는 나의 모습이 정립되어 버리는 순간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 반대로 "(너는) 키스 하고 싶어?" 는 순수한 내 욕망을 묻는 것이고, 그 순간 당연히 순수하게 내 마음에 대한 결정 말고는 내가 할 일은 없다. 예스면 예스. 노면 노. 내 대답은 예스였다.

꽤 오랜 시간 서로의 몸을 알아가며 더운 여름 땀을 흘렸고, 그의 몸에 난 두 가지 색의 털과 주근깨와, 그의 살 냄새를 기억 깊이 새겼다. 그는 내 옷과 속옷을 칭찬했다. 나는 도중에 그의 성 (last name)이 뭔지 물어봤으며, 그는 웃으며 물어봐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는 나를 만난 첫날 물어봤다.) 망설이다가 콘돔이 있냐고 물어봤는데, 그는 사실 오늘 예상하고 온게 아니라 없다고 했다. 나는 그 상황에 가서 "사실 나는 있는데~" 이러기도 좀 뭐하고, 과연 삽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어떻게 전개가 될까 궁금하기도 해서 없다고 거짓말했다. 전개는 상당히 괜찮았다. 다음 날 아침 Q쪽을 보고 침을 잔뜩 흘린 나는 돌아누어 침대시트로 얼굴을 닦았고, 벌떡 일어나 창가에 앉아 눈을 게슴츠레 하게 뜨고 목걸이를 풀었다. Q는 밤새 거칠어진 뒷머리를 잡아줬고 (곱슬의 비애여...!), 갑자기 안마를 해줬으며, 내가 몸을 비틀어 상체를 동그랗게 구부리자 Q는 장난스럽게 자기의 몸을 그 안으로 쏙 말아 넣었다. 결국 입냄새를 개의치 않으며 서로를 즐겼다. 하지만 역시 콘돔이 없이는 충분하지 않았다. 행위 중에 말을 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의 입에서도, "네가 내 안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새어나왔고, 내 문장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격하게 동의했다. 우리는 안타까운 한숨을 계속 내뱉었으며, 그 한숨짓는 상황이 웃겨서 허탈한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의 몸을 티슈로 닦아주는 나를 보고 그는 좋은 아침, 하고 밝게 미소지으며 인사했다. 저녁내내 가방에 있던 핸드폰을 켜서 밀린 문자를 하나씩 보다가, 그가 박스오피스 앞에서 폰을 보고 웃었던 게, 사실은 나에게 혼자 문자를 보내면서 웃었던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서로 "어디야? 이 빌딩으로와" 같은 얘기를 하다가 내가 그를 보고 핸드폰을 가방에 넣자, 그는 문자로:

나 너 보여
넌 걸어오고 있어
바로 여기로
우리는 이제 걷고있어
함께
빌딩안으로

라고 문자를 열 통 남짓 보냈던 것이었다. 그의 문자를 보고 피식 웃는 내게 Q는 브런치를 먹으러 가자고 제안했고, 우리는 약간은 멍하게, 배실거리며 커피와, 당근오렌지 주스와, 선인장이 들어간 오믈렛과 , 초리조 감자 볶음을 먹었다. 밀란 쿤데라가 한 말이었던가, 고소공포증은 높이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그 높이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적인 감정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그의 초록색 눈을 보면 고소공포증과 비슷한 느낌이 솟는다. 첫 데이트 때부터 느낀 거지만, Q는 대화를 하다가 가끔 눈이 맞으면 눈길을 피하지 않고 내 눈을 바로 쳐다봐 주는데, 그 순간 그의 동공 안으로 뛰어들어버리고 싶을만큼 아득한 느낌이 들면서 가슴이 뛴다. 두려울 만큼 짜릿하다. 

그의 집 근처에서 밥을 먹었기에 우버를 부른다는 내게 그는 5분 거리밖에 안되는데 데려다 주겠다고 했고, 우리 집 앞까지 와서 그는 웃으며 고개를 내밀었으며, 나는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잡고 뽀뽀를 했다. 집에 도착하자 그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고맙다는 문자와 함께 내가 어제 그려줬던 그의 양말을 보내줬다. 나도 재밌었다고 했고, 그 후로 연락이 없어서 서운해 하려던 찰나, 오늘 아침에 어제 저녁에 강아지랑 놀았다며 사진을 보내는 그의 문자를 받고는, 뭐라고 답장할지 고민하다가 Q가 그 20명중의 1명이 아닐까, 하는 기대에 Q에 대해 이렇게 기록하게 되었다. 이제 뭐라고 답장하지.


Interlude: 취향의 패턴. 잡담

예전부터 이상형에 대한 글을 종종 쓰곤 했는데. 
순수하게 내가 "끌리는 얼굴" 에 대한 글이기 때문에 연밸에 올린다. 
정말 껍데기만 보여주면서, 카테고리 내에서 제일 끌리는거 빨리 세개 골라, 하면 고를 얼굴들.

어제 시험공부를 하다가 뭔가 쓸데없는 짓이 하고싶어서 좋아하는 얼굴들을 모아 흑백변환 해봤다.
위는 내 이글루스에 오다가다 하신 분이라면 익히 아실 만한 내가 좋아하는 한국 남자 연예인 얼굴. 
제목을 달자면 "턱의 각이 살아있는 힙스터" ㅋㅋㅋ

그렇다면 내가 특히 좋아하는 백인 여자 배우들은 어떨까. 

보인다 보여...!
입술모양과 광대와 턱선은 말도안되게 비슷하고 눈썹이나 눈매도 비슷. 
제목은 "턱의 각이 살아있는 팜므파탈."

한국 여자 연예인은? 여기서도 하관이 좀 있는 (하관이 "있다"고 말하기도 뭐할만큼 사실 뾰족하지만...) 느낌. 
아무래도 한국 여자 연예인 중에 턱이 강한 연예인은 드물기 때문에 위 셋의 하관이 "있다"고 보이기도하고.
사실 백인 배우들하고 비슷한 이미지라면 김서형, 오윤아, 한고은 이런과로 가야하는데 꼭 그렇지도 않네.
위와는 조금은 다르게 "턱의 각이 (상대적으로) 살아있는, 상큼한" 인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흠. 재밌다.

그래서 약간은 크리피하지만 내가 애정했던 B와 H와 그리고 새로 등장한(!) Q의 얼굴을 똑같이 모아봤더니

역시나. 거짓말처럼 똑같다. 

취향이란 몰가.....싶기도 하고 시험공부 하느라 반쯤 미쳤는지 한밤중에 지난 애인들 사진 포켓몬 카드 모아보듯 모은것도 웃프고ㅋㅋㅋㅋ
물론 여기에 그 사진은 안올리겠지만 인터넷에서 비슷한 느낌의 사람들을 찾아봤다. (싱크로율이 높지는 않지만 대충 느낌만 전달하고 싶어서)

세스로겐은 이유를 알수 없이 어렸을 때 부터 끌리던 타입이다.
B,H,Q 셋다 세스로겐보다 훨씬 날렵하고 깔끔한 상이지만 분위기는 비슷하다고 보면된다. 살 뺀 세스로겐 정도?
(BHQ하니까 뭔가 별하나/비비큐 치킨....응?)
라이언 고슬링은 당연히 셋보다 잘생겼고 핫하지만 턱선이 비슷하고. 
왼쪽의 모델은 눈빛이 무섭긴한데 그냥 사진 세개 맞춰야 하니까 대충 분위기가 비슷한걸로 골랐다.

결국. "턱의 각이 살아있는, 워비 파커의 안경을 쓴, 서글서글하고 덥수룩한 놈코어 힙스터"가 내 취향인 것으로.

PS. 어쩌면 약간은 파더콤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PS2. 웃긴건 백인 여자 연예인이랑 한국 남자 연예인은 좀 남상? 이라고 해야하나 안와상융기가 도드라지고, 약간 배드걸/배드보이 느낌이 물씬 나는걸 좋아하는 반면에, 한국 여자 연예인이랑 백인 남자는 서글서글해 보이는걸 선호한다. 이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PS3. 백인하고 한국인밖에 없는게 부끄럽지만 아직 흑인이나 라티노 등 다른 인종의 배우들에 대해서는 취향이 확고하게 서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배우나 사람을 국적/인종별로 나누는것도 웃기긴 하다. 그냥 어쩌다보니 한국인/백인에 한정되게 되었다고 말하는 편이 낫겠다. 째뜬 그 점에 대해서도 좀 경각심을 갖고있다고 메모해 두고 싶었다).



2-6. 대박사건 연애

6.

저번 주 P라는 사람과 데이트를 했다. 재니스 조플린 음악이 나오는 뮤지컬 티켓을 자기가 사겠다길래 엄청 기대를 했다. 재니스 조플린의 Summertime은 내 인생곡 중 하나이고, 조플린의 음악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니, 만나기도 전에 호감이 갔다. 하지만 막상 한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로 가려니 당일은 조금 귀찮기도 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하철이 고장나는 바람에 도착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미안해서 와인 한잔을 내가 사고, 원샷하고, 극장으로 갔다.

1막이 열렸고, 와인과 음악에 취해 오늘 P와 조금은 끈적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잠시 하며 공연을 즐겼다. 인터미션 때였다. 공연 전에 미리 지불해 예약해 놓은 와인 두잔이 테이블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1막이 얼마나 좋았는지에 대해 얘기하던 찰나, 중년의 남성이 다가왔다.

중년: "너 P지?"

P: "절 어떻게 아세요?"

중년: "(나를 보며) 얘 잘 알아요? 얘가 어떤짓을 했는지 아세요?"

나: "어떤짓을 했는데요?"

중년: "(길을 가는 P를 찍은 사진들을 나에게 보여주며) 내 14살짜리 딸 치마 밑으로 몰카 찍던 놈이에요."

오우 팝콘 어딨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녹음을 하려고 폰을 잠깐 찾았으나, 도저히 몰래 녹음을 할 분위기가 아니어서 참았다.
중년 남성과 P는 약간의 다툼을 했고, 옆 테이블의 다른 남자가 다가와선 다른 사람들 분위기 망치지 말고 밖에 나가서 해결하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중년 남성은 나에게 "P와 얼마나 잘 아는 사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놈이라는걸 알아야 할거 같아서 얘기해주러 왔어요" 라며 사라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상황이 너무 웃겼지만 일단 나는 학교에서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한다는 것을 배웠기에, 포커페이스를 하고 P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야?"

"그 여자애가 난 몇살인지도 몰랐고, 나랑 눈이 자꾸 마주치길래 나한테 호감을 표시하는줄 알았어."
P는 자신이 절대 몰카를 찍지 않았으며, 경찰이 자기를 조사했을 때도 순순히 폰을 내줬으며, 결국 혐의를 벗어났다고 했다.

거기까진 좋다. 오해일 수도 있고, 하지만 정말 적신호가 온 것은 바로 다음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 여자애가 엄청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지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촉이 딱 왔다. 이새끼 몰카범 맞구나. 사실 그때 세상의 모든 여성을 대표해서 뺨 한대를 쳐주고 와인을 뿌려주고 집에 갈 수도 있었지만, 재니스 조플린 공연의 2막을 끝까지 다 보고 싶었고, 그래서 연극이 끝나고 집으로 간다니까 자기 집에서 자고 가도 된다고 한다. 말이돼? 내가 어떻게 ㅋㅋㅋㅋ

기차 시간까지 한시간이나 남아서 술을 더 사준다길래 공짜술인데 뭐 어때 하고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면서 한잔 더 했는데, 어느 순간 내 엉덩이를 쓰다듬는 그의 손을 느끼고 아 이새끼 완전 안되겠네 싶어서 정색하고 만지지 말라고 하고, 다시 와인 원샷하고 기차역으로 갔다.

제가 세상 멀쩡해 보이는 몰카범이랑 데이트를 했어요 여러분. 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몰카범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조심하세요.

그리고 중년 남성분, 저를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motd feat. 나스 게이어티 + 맥 앳더스크 + 랑콤 프렌치수리르 뷰티

얼굴
글로시에 스킨틴트
톰포드 테라 브론저
맥 앳더스크
나스 게이어티

글로시에 보이브로우
3CE 피그먼트 글로리 (눈두덩이에 톡톡)
어반디케이 프라이머포션 씬
나스 풀샤크 (언더)
세포라 붓펜 라이너
모테라이너 네이비 블랙

랑콤 프렌치 수리르
나스 댐드

톰포드 솔레이 블랑 글리터 바디오일


시험공부해야하니까 길게 안쓰고
왼쪽 아래부터 오른쪽 위로 올라가는 순으로: 맥 앳 더스크, 나스 게이어티, 랑콤 프렌치 수리르, 나스 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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