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센다 3주 업데이트 잡담

결론부터 말하자면 3주 후인 지금 -0.5kg ㅎㅎ 초기 투약량 0.6 mg 유지할 수 있을 때 까지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하길래 유지중이다.

중간에 -1kg 까지 가기는 했었는데, 조금 더 오른 이유는 바로 지난 일주일간의 유럽 여행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도 매일 삼시세끼 밀가루, 고기, 튀긴음식, 크림, 버터, 설탕, 와인을 크게 무리한 절제 없이 와, 나 이러다 배 불러 죽는게 아닐까, 살 도로 다 쪘겠다, 싶을 때 까지 먹었는데도 0.5kg밖에 안찐 것을 보면 삭센다가 배부름 신호를 안맞을 때에 비해서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물론 매일 만보 이상 걸은 것도 한몫 했을 듯.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포함 시차 적응하느라 투약 시기를 놓쳐서 약 48시간동안 투약을 중단했는데, 식욕이 돌아오기는 하는 것 같았다. 제육김밥+컵라면대신 야채김밥 한줄만 먹어도 괜찮은 것 보면 식사량이 확연하게 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평소" (삭센다 맞을 때) 보다 음식을 더 자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예를 들어 삭센다 투약중에는 다음 끼니를 별로 생각하지 않는데, 투약하지 않을 때는 점심은 모먹지, 저녁은 모먹지 하면서 이것 저것 메뉴 생각하고 레시피를 찾는다. 약간 음식 중독 상태라면 음식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삭센다의 매력인듯.

(근데 며칠전부터 MAMA 똠얌라면 먹고 싶음... 한국 컵라면은 똠얌라면 왜 없는가!? 김치라면하고는 결이 조금 다른 그 매콤새콤한 맛이 매력인데..)

무분별한 카드 사용 및 여행 등으로 10월에 가계재정 파탄냈어서 이번달 부터는 삭센다 비용을 식비로 생각하고, 냉파하면서 자숙하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은 현미밥 햇반에 1+1 할 때 사두었던 청정원 인스턴트 치킨마크니 커리 전자렌지 돌려서 뚝딱했다. 투약량 유지하다가 효과 떨어질 때 증량해야 하고, 3달 투여후 5% 감량 안되면 중단해야 한다고 하는데, 일단 여행에서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1주일 정도 더 유지해 보고, 4주차때까지 추가 감량 없으면 투약량을 늘려보겠다.

1월에 해외 또 나가야하는데 따뜻한 나라로 갈 예정이라 쭉 빼고 몸 탄탄하게 만들어서 가고싶다.



삭센다 5일차 잡담

뜬금없지만 삭센다 맞은 얘기는 남겨두어야 할 것 같아서 오랜만에 로그인했다.

2017년 말 한국 입국 당시 레포메이션 사이즈 2였던 때에 비해 살이 20키로 가량 늘었는데, 살이 이렇게까지 찐 요인은 아마 이직 후 잦아진 회식, 금연,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보상심리에 늘어나는 식욕, 이었던 것 같다.

또 한가지 어떻게 보면 긍적적이라고 볼 수도 있는 요인이 있는데, 내 몸에 어느정도 적응하고 내 자신에 대해서 때때로 자신감을 갖게 되어서 다이어트를 놓았던 것도 있다.

학생 때 일기장을 들춰보니, 기억 못했었는데, 매일 체중을 기록하고, 먹은 음식으로 기록하고, 그에따라 "참 잘했어요" "잘했어요" 또는 " 더 잘할 수 있어요" 라는 도장을 스스로에게 찍어주었더라. 그런데 "참 잘했어요"는 거의 500칼로리도 안되는 양의 음식을 엄격하게 클린식으로 먹었을 때나 찍었었고, 일반식을 한끼라도 먹었다면 "잘했어요" 였다. 그리고 겨우 기초대사량 채워서 잘 먹은 날은 "더 잘할 수 있어요" 였다. 당시 리덕틸, 제니칼에 365일 살빼준다는 다이어트 전문병원에서 처방받는 약 여러개 돌려먹어가면서 다이어트했는데, 약의 부작용이었는지 그냥 식사량 결핍에 수면 부족이었었는지 늘 불안하고 우울하였다.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는 섭식장애도 원래 조금 있기는 했었지만 (어쩌다 한번씩 너무 과식을 하거나 했을때 토하는 습관은 어릴때 부터 있었다) 매일 매일, 하루 종일 굶거나 먹고 토하는 것만 강박적으로 반복하기까지 이르렀고, 섭식장애로 인해 성적이 바닥을 치고 돈도 다 써서, 휴학을 하는 상황까지 마주해야 했었다.

그렇게 내 20대의 절반이상을 내 스스로에 대한, 내 몸에 대한 자해와 혐오 등에 제물삼았었는데, 그래도 좀 머리가 컸다고 이를 부정하면서, 즉 내 자신을 긍정하면서 생긴 다이어트에 대한 반작용이 분명히 있었고, 굳이 체중관리를 예전과 같이 강박적으로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런 상황에서 열심히 벌어서 돈까지 생기니, 주말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는 짝꿍이랑 오마카세니 미슐랭이니 골목 맛집 배달 맛집 섭렵하면서 입에 단 것만 근 1년간 먹어제꼈던 것 같다. 그에 따라 몸무게는 코로나 직후 주식시장 마냥 우상향 했는데, 증시와는 다르게 몸무게가 내려갈 기미는 없다...

방종을 누리다보니, 조금 생긴 자신감의 원천인 내 실력, 내 전문성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수준까지 살이 찐 것 같다. 이제는 옷장의 옷도, (자주 입는 바람에 내 몸과 함께 천천히 늘어난 옷 중에 터지지 않고 살아남은 옷 말고는) 거의 맞는 옷이 없다. 열심히 번 돈으로 예쁜 옷도 사고싶은데 백화점에 갔더니 맞는 옷이 없다는 것이 뭔지, 사이즈 없어서 직원에게 눈치보이는 것이 뭔지 처음 깨달았다. 사람 몸에 붙어있는 살때문에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허벅지가 쓸려서 아프고 땀도 많이 찬다.  운동도 예전보다는 조금 더 하는데도 살은 안빠지고 (체력만 증진된다), 무엇보다 음식에 중독된 것 마냥 배가 고프면 성질을 내고 저혈당이나 공복을 견디질 못하는 내가 미련해 보이기 시작했다. 현기증난단말이에요.

현대 의학을 도움을 조금 받고자, 삭센다를 처방받으러 갔다. (예전 삭센다 출시되었을 때만 하여도, 삭센다가 효과가 있다고 입증된 실험군의 BMI (27-30이상) 에 한참 미달이었는데, 이제는 해당된다.) 다른 약과는 달리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지 않고 안정성이 어느정도 입정되었다고 하는 부분도 꽤 마음에 들었고, 시중에 나와있는 디에타민 등은 내가 예전에 약물로 다이어트할 때랑 비슷한 부작용 사례가 인터넷 후기만 검색해도 꽤 검색되는 반면, 삭센다는 비슷한 부작용은 없는 것 같았다. 의사선생님께 도저히 스스로는 식욕 조절이 안된다고 하니, 몇가지 질문 후 삭센다가 도움 될 것이라고 하시면서 처방해 주셨고, 지난주 목요일 저녁에 첫 주사를 놓았다.

서론이 길었는데, 지금 0.6mg맞는 단계에서의 후기는 드라마틱하게 식욕 억제를 해준다기보다, 배도 고프고 식욕도 있는데, 아무리 배가 고파도 음식 앞에서 평정심이 생겨서, 내가 의식적으로 무엇을 얼마나 먹을지, 먹다가 언제 그만 먹을지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약으로 느껴진다. 매우 만족하고 있는 중.

아래는 요약된 일지.

Day 1 - 주사를 맞으니, 약간 저혈당일 때 멍해지는 것과 같은 현기증이 조금 느껴졌음. 주사 맞고 바로 이자카야에서 회식 달렸는데 신기하게 볶음류, 탕류는 안땡기고 생선회랑 감튀만 먹었다. 예전에 배고프면 눈뒤집혀서 입에 계속 넣던거랑은 조금 다른 기분이었음. 평소 날씬한 지인들 친구들 먹는 느낌으로 맛있는 것만 골라먹고 적당히 배부르면 숟가락 내려놓는 것이 뭔지 알게되어따...

Day 2 - 플라시보인지 뭔지 점심에 보통 먹는 김밥, 라면 이런것도 안땡겨서 편의점에서 산 전복죽이랑 달걀 2알 먹고 끝. 저녁 먹기 직전에 주사 맞았고 저녁은 점심을 빈약하게 먹었는데도, 초밥 배달시켜서 샤리 1/2정도 다 떼고 먹으니까 딱 배부르고 좋았다.

Day 3 - 아침에 웨이트 하는데 보통 운동할 때 못느끼는 현기증이 느껴져서 힘들었다. 약때문인지 전날 식사량이 평소보다 적었어서 그런지 저혈당 쇼크 올 때 느낌. 그래도 잠깐 누워있으니 괜찮아졌다. 점심으로는 목살 1인분에 갈매기살 1/2 인분에 밥 1/2공기에 된장찌개까지 싹싹 긁어먹었고, 점심 먹은 이후 주사 맞고 저녁에는 고든램지버거 먹으러 갔는데, 예전 먹던 양의 1/2밖에 못먹음. 맥앤치즈볼 1.5개, 윙 2개, 버거 1/3개, 트러플 프라이 조금. (예전에는 버거 1개 다먹고 맥앤치즈볼 2개먹고 프라이즈 다먹고 핫도그도 반개 먹고 그랬는데...)

Day 4 - 오전에 연어베이글 먹고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먹다가, 오후에 주사 맞고 갑자기 저녁에 코스트코 갔는데, 너무너무너무너무 배가 고파져서 당황스러웠었다. 그래서 코스트코에서 유혹을 못이기고 초코칩 페이스츄리를 사고야 말았다. 오는길에 페이스츄리 1/2개만 먹고, 아웃백 가서 립이랑 코코넛슈림프 테이크아웃 해와서 먹었는데 립은 3대 정도에 새우 4개? 통감자까지 먹으니까 배 불러서 끝. 밤 늦게 편의점 가서 프로틴 요거트 사와서, 코스트코 페이스츄리 남은거랑 같이 먹으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그냥 자기로 했다. (평소같았으면 그냥 먹었을 것...) 밤에 잘때 약간 울렁거렸던 것 같은 기억이 난다.

Day 5 - 점심은 현미낫또계란후라이아보카도볼 먹었는데 역시 밥 조금 남김. 이제 곧 주사 맞을 시간이다.

종종 팔로업하여 후기 쓰려고 해보겠으나, 역사가 말해주듯 장담은 못하겠다 ㅎㅎ





식단일지 0315 잡담

1. 어제 본문에 텍스트가 안올라가져서 다시 포스팅

2. 아침 공복 몸무게: 66.8kg

3. 아침: 바나나 + 아이스커피 (클래식한 조합)



4. 점심: 스시 오마카세 + 아이스크림 + 다방커피 (오마카세 셰프님이 마지막에 한 피스 더 주셨는데 밥 한알도 남김없이 다먹었다 너무 맛있었음. 일행과 스시는 다이어트음식이냐 아니냐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는데, 다방커피 마시면서 스시는 다이어트 음식이라고 치기로 둘이서만 합의봤다 (읭?))

5. 저녁: 비트 + 페타치즈 + 훈제란 2구 (비트 이제 너무 질리고, 훈제란도 퍽퍽하고 슬펐다)



6. 간식: 아몬드 빼빼로 반통 (짝꿍이랑 나눠먹음 냠냠)

7. 왜 나는 학부/대학원 때 뭘 입어도 진짜 예쁜 몸매였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까. 지금보다 약 17키로나 덜 나갔었는데 그땐 더 마르고 싶어서 굶고 폭식하고 토하고 설사약 먹고 쓰러질때까지 운동하고 울고불고 난리법석을 떨었네. 그냥 그때 몸을 스스로 사랑해주고 자랑스러워 하고 예쁜 옷도 많이 입을걸. 실제로 그때도 사람들이 (부모친척일수록 더욱 더) 넌 조금만 더 빼면 진짜 예쁠 것 같다, 는 말을 나한테 했었는데. 그 사람들은 왜그랬지. 속된 말로 미친 것 아닌지. 진짜 그때로 돌아가서 제대로 인생을 즐기고 싶고 그때 허비한 에너지와 감정과 돈과 시간이 너무너무너무 아깝다. 내가 그때 허비한 에너지와 감정과 돈과 시간을 공부나 하다못해 다른 취미에 쏟았다면 어땠을까. 나는 지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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